고민/질문
남자친구와 헤어져야 할 것 같은데, 아직도 예전의 모습을 기대하게 됩니다. 제가 미련 때문에 판단을 못 하는 걸까요?
남자친구와 헤어져야 할 것 같은데, 아직도 예전의 모습을 기대하게 됩니다. 제가 미련 때문에 판단을 못 하는 걸까요? 남자친구와 헤어질지 고민하다가 객관적인 의견을 듣고 싶어서 글을 씁니다. 저도 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생각하면 헤어지는 게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그런데 남자친구가 예전에 저를 정말 많이 사랑해줬던 모습을 직접 경험했기 때문에 쉽게 결정을 못 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정말 서로가 서로에게 가장 중요한 사람이었습니다. 제가 무슨 말을 해도 잘 들어줬고, 제가 불안해하면 안심시켜줬고, 연락을 못 하면 본인이 미안해했고, 사랑한다는 표현도 많이 해줬습니다. 저는 그 관계가 정말 행복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남자친구가 제 과거를 알게 되면서 관계가 크게 달라졌습니다. 제가 남자친구를 만나기 전에 전남자친구와 성관계를 한 적이 있다는 사실을 남자친구가 계속 물어봤고, 결국 제가 이야기했습니다. 저는 현재 남자친구와 첫 성관계를 했습니다. 그런데 그 사실을 이야기하자 남자친구가 순간적으로 “좆까, 씨발년아”라고 욕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저에게는 굉장히 큰 충격이었습니다. 그 전까지 남자친구는 제가 과거에 성관계를 했더라도 자신이 이겨낼 수 있으니 솔직하게 말해달라는 식으로 이야기했었고, 저는 그 말을 믿고 이야기한 것이었습니다. 저는 현재 연애 중에 바람을 피운 것도 아니고, 남자친구에게 거짓말을 한 것도 아니고, 약속을 어긴 것도 아니었습니다. 단지 남자친구를 만나기 전의 과거를 이야기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말을 듣고 욕을 들으니 제가 세상에서 제일 사랑했던 사람에게 하루아침에 버림받은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그 후 저는 제 과거 때문에 스스로를 굉장히 낮춰보기 시작했습니다. “나는 이제 이 사람에게 가치가 없는 사람인가”, “내가 너무 이상한 사람인가” 같은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남자친구도 이후에 본인의 행동을 돌아보면서 자기 안에 있던 콤플렉스를 발견했다고 합니다. 자기가 저에게 의지하고 있었고, 제가 해주는 칭찬이나 격려를 통해 자신감을 얻고 있었던 것 같다고 했습니다. 또 제가 본인에게 특별한 존재라고 생각하면서 저를 통해 자신의 가치를 확인하고 있었던 것 같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상대방에게 결핍을 채우거나 과도하게 의존하는 연애를 하지 않고, 서로 의존하지 않는 건강한 연애를 하고 싶다고 합니다. 저는 그 생각 자체는 이해합니다. 저 역시 사람이 자기 결핍을 전부 연인에게 맡기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는 서로 의지하는 것 자체가 미성숙한 사랑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는 서로가 서로에게 가장 중요한 사람이면서도 각자의 삶을 존중하고, 힘들 때 서로 의지하고, 불안할 때 안심시켜주고, 서로에게 충분히 표현하는 연애를 원합니다. 문제는 남자친구가 자기 문제를 깨닫는 과정에서 제가 받은 상처는 충분히 다뤄지지 않았다고 느낀다는 것입니다. 제가 그 일 이후 계속 힘들어하면서 “내 마음을 알아줬으면 좋겠다”, “내 감정을 무시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는데, 남자친구는 제 감정을 먼저 공감하기보다는 스스로를 분석해소 나처럼 냐적 업그래이드를 해 느낌 같은 식으로 제가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를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제가 원했던 건 해결책이나 분석이 아니라 그냥 “네가 많이 힘들었겠다.” “내가 그때 그렇게 말한 건 잘못했다.” “미안하다.” “그래도 나는 너를 사랑한다.” 같은 말을 듣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남자친구는 본인이 자기 콤플렉스를 어떻게 극복하고 있는지, 어떤 생각을 하게 됐는지에 대해서는 많이 이야기하지만 제가 받은 상처 자체를 충분히 들여다보지는 않는 것 같았습니다. ⸻ 연애 중 통제적인 부분도 있었습니다. 제가 원래 남자 사람 친구도 있고, 공학에서 오래 생활해서 남녀 친구가 섞여 지내는 것이 익숙한 사람인데 남자친구가 불편해할까 봐 연애하면서 남자 과외를 거절하거나, 동아리를 포기하거나, 남자 사람 친구들과 술자리를 거의 만들지 않았습니다. 최근에는 제가 정말 친한 남자 사람 친구와 다른 친구 한 명과 술을 마시기로 했는데 남자친구가 “그러면 너도 내가 여사친 한 명이랑 남사친 한 명이랑 술 마시는 걸 허락해줘야 하는 거 알지?” 라고 했습니다. 또 제가 술자리에서 잘 거절할 수 있겠냐며, “너는 원래 거절을 잘 못 하는 성격 아니냐.” 고 하기도 했습니다. 예전에 제가 친구들과 술을 마시다가 약속했던 시간보다 늦게 들어간 일도 계속 이야기하면서 제가 원래 거절을 못 하는 사람인 것처럼 말했습니다. 그때 저는 미리 늦어질 것 같다고 이야기했고 남자친구도 괜찮다고 했던 상황이었는데, 이후에는 제가 약속을 무시했다는 식으로 이야기했습니다. 또 남자친구가 화가 났을 때 소리를 지르거나 욕을 한 적도 있습니다. ⸻ 최근에는 제가 불안해서 남자친구에게 관계 영상을 삭제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남자친구는 너 불안이 먼저니까라며 삭제해주겠다고 했습니다. 제가 이미 이 문제로 자존감이 많이 떨어져 있다는 것을 남자친구도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너도 이제 나랑 했으니까 너도 허벌이야”라고 말했을 때 남자친구가 “나는 허벌 제조기 아니야?”라고 했습니다. 저는 그 말을 듣고도 굉장히 상처받았습니다. ⸻ 그리고 며칠 전에는 남자친구가 아무 말 없이 아침에 갑자기 제 집에 찾아왔습니다. 저는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온 줄 알았는데 결국 성관계를 하고, 제가 대화를 하자고 해도 제대로 이야기하지 않고 계속 자다가 갔습니다. 저는 그 상황에서 굉장히 긴장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작은 일들이 계속 쌓이면서 제가 일방적으로 맞춰주는 관계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 그런데 정말 어려운 것은 남자친구가 저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으로 느껴지는 게 아니라는 것입니다. 예전의 남자친구는 정말 다정했고, 저를 많이 사랑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계속 “혹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최근 남자친구는 본인의 콤플렉스를 어느 정도 깨달았고, 앞으로는 더 건강한 방식으로 연애하고 싶다고 합니다. 그리고 목요일이나 금요일쯤 서울에 오면 저에게 제대로 사과하고 정식으로 다시 사귀자고 고백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더 혼란스럽습니다. 혹시 남자친구가 정말 자기 문제를 깨닫고 변하려고 하는데 제가 너무 빨리 포기하는 것은 아닐까? 혹시 정말 변한 사람을 제가 걷어차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반대로, “정말 깨달은 거라면 내가 예전부터 계속 내 마음을 알아달라고 했을 때도 왜 제대로 알아주지 못했을까?” “지금 나를 잃을 것 같으니까 변하려고 하는 것은 아닐까?” “정말 사랑해서 변하는 건지, 나를 놓치고 싶지 않아서 붙잡는 건지 어떻게 구분하지?” 라는 생각도 듭니다. ⸻ 제가 가장 고민하는 부분은 남자친구가 예전에는 저를 정말 사랑해줬다는 사실입니다. 처음부터 지금과 같은 모습이었다면 아마 진작 헤어졌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저는 예전의 남자친구와 정말 행복했고, 제가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을 충분히 받았습니다. 그래서 지금 제가 사랑하는 사람이 현재의 남자친구인지, 아니면 예전의 남자친구인지 저도 헷갈립니다. 그리고 헤어지면 남자친구가 없는 것 자체보다 그 이후의 외로움이 너무 무섭습니다. 지금도 하루 종일 이 생각만 하고 있습니다. 친구도 예전보다 많이 줄었고, 남자친구에게서 받던 사랑과 관심을 다른 관계들로 분산시키지 못하면서 제가 남자친구에게 더 의존하게 된 부분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혹시 제가 애정결핍이나 불안 때문에 이 관계를 못 놓는 건가 싶기도 합니다. ⸻ 제가 원하는 연애는 사실 복잡하지 않습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가장 중요한 사람이고, 각자의 삶도 존중하고, 서로 상처 주는 행동은 하지 않고, 힘들 때 서로 의지하고, 불안할 때 서로 안심시켜주고, 상대방의 감정을 자기 기준으로 판단하지 않는 연애를 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남자친구가 말하는 “성숙한 연애”는 서로 의존하지 않는 연애입니다. 그래서 사랑의 방식 자체가 달라진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저는 지금 남자친구가 저를 사랑하느냐는 질문보다, “남자친구가 지금의 모습 그대로라면 나는 이 사람과 앞으로도 연애하고 싶은가?” 를 생각해야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예전의 모습을 기대하고 있어서 답을 못 내리고 있습니다. ⸻ 그래서 조언을 구하고 싶습니다. 제가 지금 단순히 미련과 외로움 때문에 헤어지지 못하고 있는 걸까요? 아니면 남자친구가 정말 자기 문제를 깨닫고 변화할 가능성이 있으니 한 번 정도는 더 지켜볼 가치가 있는 상황일까요? 그리고 만약 헤어지는 게 맞다면, “헤어져야 하는 건 아는데 헤어진 이후가 너무 무서운 사람”은 어떻게 마음을 잡고 헤어지나요? 제가 놓치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그것도 듣고 싶습니다. 가능하면 “무조건 헤어져라/무조건 다시 만나봐라”보다는, 제가 왜 이렇게 결정을 못 하고 있는지와 이 관계를 객관적으로 보면 어떤 상태인지 솔직하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깔끔한 정리를 위해 쥐피티말투 썻어용 ㅜ)